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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히는 호남고속도로 대신, 닭 볏 쓴 용의 산자락으로 떠나는 가을 기차 여행

가을 단풍철 주말, 서울에서 계룡산 쪽으로 차를 몰아 보신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을 지날 즈음부터 브레이크를 밟는 시간이 길어지고, 호남고속도로 지선으로 갈아타고 나서도 정체는 쉽게 풀리지 않지요. 2시간 반에서 3시간 넘게 핸들을 붙잡고 있다 보면, 도착해서 산사 길을 걸을 기운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10년 넘게 전국 기차역을 다니며 제가 얻은 결론은 하나입니다. 여행의 피로는 목적지가 아니라 '가는 길'에서 쌓인다는 것이지요. 가는 길이 편해야 여행이 비로소 즐거워집니다.

"그런데 계룡에도 KTX가 서나요?" 이렇게 물으시는 분이 꽤 많습니다. 네, 섭니다. 용산역에서 KTX에 몸을 싣고 커피 한 잔 천천히 비우다 보면, 창밖으로 계룡산 능선이 병풍처럼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그때 도착하는 곳이 바로 계룡역입니다.

계룡역은 호남선 KTX 가운데 서대전역을 거쳐 가는 열차가 서는 역입니다. 계룡산 이름에는 산의 모양이 '닭의 볏을 쓴 용'을 닮았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지요. 육·해·공군 본부가 모인 계룡대의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막상 내려 보면 산사와 고택, 호젓한 숲길이 기다리는 조용한 가을 여행지입니다.

 

 KTX 예매하러 가기 (코레일) 


용산에서 커피 한 잔 식기 전에, 계룡역 KTX 시간표와 요금

먼저 반가운 소식부터 전해 드립니다. 2026년 9월 1일부터 KTX와 SRT가 하나로 통합 운영되면서 KTX 운임이 평균 10% 정도 내렸습니다. 덕분에 용산~계룡 구간 요금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꼭 알아 두실 점이 하나 있습니다. 계룡역에 서는 KTX는 고속선이 아니라 서대전역을 거쳐 일반 선로로 내려가는 열차입니다. 그래서 운행 편수가 많지 않으니, 가실 날짜가 정해지면 미리 예매하시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계룡역 KTX 운행 시간 (용산역 ↔ 계룡역)

  • 하행(용산 → 계룡) 첫차: 용산역 06:10 출발 → 계룡역 07:35 도착 (KTX-산천)
  • 하행 마지막 KTX: 용산역 21시 무렵 출발 → 계룡역 22:31 도착
  • 상행(계룡 → 용산) 첫차: 계룡역 07:08 출발 → 용산역 08:31 도착 (KTX-산천)
  • 상행 저녁 KTX: 계룡역 18:50 무렵 출발 (금~일요일에는 21:18 무렵 열차가 더 다니는 날이 있습니다)
  • 소요 시간: 용산~계룡 KTX는 1시간 23~31분 정도입니다.
  • 운행 횟수: 계룡역 정차 KTX는 상·하행 각각 하루 4~6회 안팎이며, 금~일요일에 한두 편 늘어납니다. 대략 2~5시간 간격이라 시간표를 먼저 보고 일정을 짜시는 게 좋습니다.
  • 하행 주요 계룡역 도착 시각: 07:35 · 09:00 · 11:07 · 16:05(주로 금~일) · 18:27 · 22:31
  • 상행 주요 계룡역 출발 시각: 07:08 · 07:54 · 18:50 · 21:18(주로 주말)
  • KTX가 맞지 않을 때: 용산~계룡 구간에는 ITX-새마을·무궁화호까지 합치면 하루 26회 안팎 열차가 다닙니다. 무궁화호는 2시간 20~30분 걸리지만 요금이 1만 원대 초반이라 느긋한 여행에 잘 맞습니다. 무궁화호 첫차는 용산역 05:44 출발입니다.
  • 고양·일산 쪽에 사신다면 행신역을 오가는 KTX도 있습니다. 계룡 07:08 출발 열차가 행신역에 08:57에 도착합니다.

KTX 요금 (편도, 어른 1인, 평일 기준)

  • 용산역 ↔ 계룡역 일반실: 약 23,200원 (9월 인하 전 25,500원)
  • 특실: 약 3만 2천 원 안팎 (열차·요일에 따라 조금씩 다름)
  • 경로 우대(만 65세 이상, 평일 일반실): 약 16,200원 (30% 할인)
  • 참고, 계룡역 ↔ 행신역: 일반실 24,800원, 경로 17,400원

그래도 '특실'을 권해 드리는 이유

1시간 반이면 금방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계룡 여행은 도착한 뒤 산사 길과 고택 마당을 걷는 일정이 대부분입니다. 가는 길에 체력을 아껴 두시면 그만큼 발걸음이 가벼워지지요. 특실은 한 줄에 3석(2+1) 배치라 좌석 폭과 앞뒤 간격이 넉넉하고 객실도 조용합니다.

혼자 여행하신다면 '1인석'을, 부부가 함께라면 2인석을 골라 보세요. 요금 차이가 크지 않은 구간이라, 갈 때 한 번쯤 특실을 타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 위 계룡역 시간표와 KTX 요금은 작성일(2026년 10월) 기준의 일반적인 운행 정보이며, 요일·명절·임시열차 편성 및 코레일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발 전 반드시 코레일+ 앱에서 다시 확인해 주세요.


돋보기 없이도 5분이면 끝, '코레일+' 앱으로 계룡행 표 끊는 방법

"앱 예매는 어려워서 늘 역 창구에 줄을 서요." 이런 말씀 정말 많이 듣습니다. 걱정 마세요. 한 단계씩 천천히 따라 오시면 됩니다.

📢 먼저 알아 두실 점! 코레일의 공식 예매 앱은 이제 '코레일+(코레일플러스)'입니다. 2026년 8월 3일 새로 나왔고, 9월부터는 KTX와 예전 SRT를 이 앱 하나로 모두 예매합니다. 예전 '코레일톡'을 쓰시던 분은 앱을 업데이트하시면 되고, 기존 코레일톡 회원은 코레일+ 회원으로 자동으로 바뀝니다.

① '코레일+' 앱 설치하기

'Play 스토어'(갤럭시) 또는 'App Store'(아이폰)에서 '코레일+'를 검색해 설치합니다. 회원 가입을 해 두시면 결제 금액의 5%가 마일리지로 쌓이고, 다음 예매가 훨씬 빨라집니다.

② 출발역과 도착역 정하기

첫 화면에서 [출발]을 눌러 '용산'을, [도착]을 눌러 '계룡'을 고릅니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계룡행 KTX는 거의 없으니 출발역은 용산으로 잡으시는 게 편합니다. 이름이 비슷한 '계룡대'나 '공주'가 아닌지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③ 날짜·시간·인원 고르고 [열차 조회]

날짜와 대략의 시간을 정한 뒤, 인원에서 '경로'를 선택하세요. 만 65세 이상이시면 KTX를 월~금요일(공휴일 제외)에 30% 할인받으실 수 있습니다. 용산~계룡 일반실이 약 7천 원 저렴해지니 평일 여행이 훨씬 이득입니다. 이제 [열차 조회]를 누르세요.

💡 조회 결과에 KTX가 없거나 매진이면, 화면에서 ITX-새마을·무궁화호까지 함께 보이도록 열차 종류를 '전체'로 바꿔 보세요. 시간은 더 걸려도 좌석이 넉넉한 경우가 많습니다.

④ 열차 고르고 [좌석 선택]

원하는 시간의 일반실 또는 특실 금액을 누르고 [좌석 선택]으로 들어갑니다.

  • 화장실을 자주 오가신다면 통로 쪽 좌석이 편합니다.
  • 짐이 있으시면 짐칸과 가까운 객실 맨 앞·맨 뒤 좌석을 고르세요.
  • 계룡역은 정차 시간이 짧은 편입니다. 내리기 전 출입문과 가까운 자리에 앉으시면 짐을 챙겨 여유 있게 내리실 수 있습니다.

⑤ 결제 후 [승차권 확인]

신용카드나 간편결제로 결제하면 끝입니다. [승차권 확인] 메뉴를 누르면 모바일 승차권이 나옵니다. 검표 때 이 화면만 보여 주시면 되고, 미리 화면 캡처를 해 두시면 더 든든합니다.

앱이 어려우시다면

  • 전화 예매: ☎ 1544-7788 (코레일 고객센터)
  • 교통약자 도우미 서비스: 휠체어가 필요하시거나 거동이 불편하시면 고객센터(1544-7788)에 미리 신청하세요. 역 직원이 타고 내리실 때 도와드리고 휠체어도 빌려 드립니다. 계룡역처럼 아담한 역은 근무 인원이 많지 않으니 출발 하루 전까지 신청하시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계룡역에 내리면 먼저 반겨 주는 산바람과 산채 밥상

계룡역은 큰 상가가 딸린 역은 아닙니다. 대신 역 광장에 서면 계룡산 능선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지요. 서울에서 불과 1시간 반 만에 이런 풍경 앞에 선다는 것, 그 자체가 이 역의 가장 큰 선물입니다.

계룡산 산채정식

계룡산 자락 식당에서는 산에서 나는 나물로 차린 산채정식과 산채비빔밥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고사리, 취나물, 도라지가 소담하게 담긴 한 상에 도토리묵 한 접시를 곁들이면, 어릴 적 할머니 댁 밥상이 절로 떠오릅니다. 신원사 들머리 쪽 식당가가 특히 정겹습니다.

계룡산 토종닭 백숙

산사 길을 한 바퀴 걷고 내려오셨다면 토종닭 백숙이 제격입니다. 뽀얀 국물에 찹쌀죽까지 이어지는 한 상은 시간이 조금 걸리니, 식당에 미리 전화로 예약해 두시면 기다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엄사·금암동 시내 식당가

역에서 가까운 계룡 시내에는 국밥, 칼국수, 한정식집이 모여 있습니다. 군 가족이 많이 사는 도시라 그런지 밥집 인심이 넉넉하고, 정갈한 동네 식당이 많은 편입니다. 저녁 KTX를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국물 한 그릇으로 여행을 마무리하기 좋습니다.

400년 선비의 집, 사계고택 (B스토리)

계룡 여행에서 제가 가장 아끼는 곳은 두마면의 사계고택입니다. 조선 예학의 큰 스승 사계 김장생 선생이 1602년 낙향해 여생을 보낸 집이지요. 문화체육관광부가 뽑은 지역문화매력 100선, 이른바 '로컬100'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고택 마루에 앉아 처마 끝에 걸린 가을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바쁘게 달려온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합니다. 고택에서의 1박 2일, 인문학 음악회 같은 행사도 열리니 일정이 맞으면 꼭 들러 보세요.


1년에 단 5일, 군사도시 계룡의 문이 활짝 열리는 가을

계룡시가 1년 중 가장 북적이는 때는 10월 초입니다. 계룡대 활주로 일대에서 계룡군문화축제와 지상군페스티벌이 함께 열리기 때문이지요. 올해(2026년)는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려, 한·미 전투장비 전시와 탑승 체험, 군악대·의장대 공연, 로드 퍼레이드까지 볼거리가 가득했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였습니다.

평소에는 군사보호구역이라 들어갈 수 없는 계룡대 영내를 둘러보는 투어도 이 기간에만 운영됩니다. 군 복무 시절 추억이 있으신 분, 손주와 함께 나들이하실 분께 이만한 행사가 없습니다. 축제 기간에는 계룡역을 오가는 순환 셔틀버스가 다닌 적도 있으니, 내년 가을에 맞춰 기차 여행을 계획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정확한 일정은 지상군페스티벌 누리집(armyfest.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산사 계단은 아껴 두세요! 계룡역에서 명소까지 편하게 가는 길

계룡역 주변에는 지하철이 없어 오히려 환승 계단 걱정이 없습니다. 역 앞에서 바로 택시를 타시는 게 가장 편하고, 일행이 3~4명이시면 택시비를 나누는 쪽이 버스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계룡산 신원사와 중악단

  • 택시: 계룡역에서 약 15~20분
  • 버스: 계룡 시내에서 신원사 방면 시내버스가 다니지만 배차가 뜸하니, 타실 시간을 미리 확인해 두세요.
  • 계룡산 남쪽 관문인 신원사는 동학사·갑사보다 한적해 차분히 걷기 좋습니다. 경내의 중악단은 조선 왕실이 계룡산 산신께 제를 올리던 곳으로, 단정한 건축미가 일품입니다. 매표소에서 경내까지 길이 완만해 무릎 부담이 적습니다.

사계고택

  • 택시: 계룡역에서 약 10분
  • 고택 앞까지 차가 들어가 걷는 거리가 짧습니다. 마당과 대청이 평탄해 천천히 둘러보시기 좋습니다.

향적산 치유의 숲·입암저수지

  • 택시: 계룡역에서 약 10~15분
  • 향적산 치유의 숲에는 경사가 완만한 숲길이 조성되어 있어, 등산이 부담스러우신 분도 숲 향기를 충분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입암저수지 둘레는 물가를 따라 평탄하게 걷는 산책 코스입니다.

동학사까지 가 보고 싶으시다면

계룡산 동쪽의 동학사는 계룡역에서 택시로 약 40분 걸립니다. 하루에 신원사와 동학사를 모두 보시기보다, 하루는 신원사·사계고택, 다음 날은 동학사처럼 나눠 다니시면 훨씬 여유롭습니다.

💡 계룡역 앞에는 대기 택시가 많지 않은 편입니다. 특히 저녁 KTX 시간에 맞춰 돌아오실 때는 콜택시 번호를 미리 저장하거나 택시 호출 앱을 준비해 두세요. 계룡 시내에서 대전(서대전역·대전역) 방면으로 가는 광역버스도 자주 다니니, 막차 KTX를 놓치셨을 때 대전으로 나가 열차를 타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방은 내려놓고 몸은 가볍게, 계룡역 짐 보관과 주차 요령

짐 보관

  • 계룡역은 아담한 규모라 대형 역처럼 물품보관함이 넉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도착하시면 역무실(고객안내)에 보관 가능 여부를 먼저 문의해 보세요.
  •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숙소에 짐부터 맡기는 것입니다. 계룡 시내 숙소 대부분은 체크인 전에도 가방을 보관해 줍니다. 택시로 숙소에 들러 짐을 내려놓고 일정을 시작하시면 산사 길이 훨씬 가볍습니다.
  • 코레일+ 앱의 짐 배송 연계 메뉴에서 계룡 지역도 이용 가능한지 함께 확인해 보세요. 미리 숙소로 택배를 보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계룡역 충남 계룡시 두마면 팥거리로 95

자가용으로 역까지 오신다면

  • 역 앞에 이용객 주차장이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축제 기간이나 연휴에는 금방 찹니다. 여유 있게 도착하세요.
  • 코레일이 운영하는 주차장은 당일 열차 승차권을 보여 주시면 주차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운영 방식은 역마다 다르니 주차 전에 현장 안내판을 꼭 확인해 주세요.


돌아오는 KTX 창밖 노을까지 여행입니다, 이제 계룡으로 떠나 보실까요?

꽉 막힌 고속도로 대신 넉넉한 KTX 좌석에 기대어, 창밖으로 다가오는 계룡산 능선을 바라보는 여행. 용산역에서 1시간 25분, 커피 한 잔 식기 전에 산바람이 여러분을 맞아 줍니다. 신원사의 고요한 산길, 사계고택의 오래된 마루, 따끈한 산채 밥상까지 하루가 짧게 느껴지실 겁니다.

그리고 저녁 KTX에 다시 오르면, 창밖으로 붉게 물드는 노을이 여행의 마지막 장면을 선물해 줄 거예요. 운전대를 잡았다면 결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지요.

계룡역 KTX는 하루 운행 편수가 많지 않으니, 마음먹으셨을 때 바로 표를 잡아 두시는 게 좋습니다. 지금 스마트폰에서 '코레일+' 앱을 열어 평일 경로 할인 날짜로 계룡역 시간표를 한번 확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편안하고 넉넉한 계룡산 여행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본문의 시간표·KTX 요금·교통 정보는 작성일(2026년 10월) 기준의 일반적인 정보이며, 요일 및 코레일 정책, 현지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